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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오늘 하늘, '갠소'
- 세* *
- 조회 : 6718
- 등록일 : 2018-07-12
오늘 하늘, ‘갠소’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자연불변의 법칙이죠. 그래서일까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일어나면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고 합니다.
동해가 앞바다인 포항이나 울산 같은 곳은 해맞이가 유명하고, 서해를 끼고 있는 부안이나 변산 일대는 해넘이가 유명합니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새해를 맞으러 칠포 해수욕장 등지에 갔습니다. 칼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해가 뜨기를 기다렸습니다. ‘와’하는 해맞이객들의 탄성이 들리면 저 멀리 수평선에 해가 떠올랐습니다. 벌겋게 이글거리는 태양에 새해 소원을 빌곤 했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원색의 빨강이라면,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는 파스텔톤의 붉은 색입니다. 보랏빛이 섞여 은은한 적색을 하늘에 흩뿌립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붉게 물든 노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념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문세가 ‘붉은 노을’을 부르고 이승철이 ‘서쪽 하늘’을 노래한 이유도 자연미(自然美)가 그들의 예술가적 감성을 건드렸기 때문이겠지요.
세명대의 풍광은 아름답습니다. 학술관 앞 사거리에서 정문 쪽으로 내려다보는 경치는 사계절 내내 매혹적입니다. 단,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만 그렇습니다.
리민들은 종종 “오늘 하늘 예쁘다”고 감탄합니다. 민송도서관 앞 언덕빼기 잔디밭은 ‘포토 스팟’입니다. 인스타그램에, 페이스북에,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리려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셔터를 눌러댑니다. 혹은 ‘갠소용’으로 찍기도 하죠.
12일 오늘의 하늘도 ‘갠소감’입니다. 창밖을 보니 하늘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모기의 공격을 감수하고 방충망을 연 채 LG G6ThinQ 카메라로 노을을 찍었지만 구도가 좋지 않아 마음에 드는 샷이 안 나왔습니다.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요. ‘하늘 덕후’ 연주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습니다. “너도?ㅋㅋㅋ” 카메라가 켜진 제 폰을 보고 연주는 “깔깔”하고 웃었습니다. 그러곤 둘이서 문화관 뒤편에서 셔터를 연사했습니다.
문화관 주차장에서는 남정네들이 이 멋진 경치를 두고 캐치볼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감성이 메마른 사람들….’
서쪽 하늘이 붉은 까닭
노을은 왜 하필 붉은색일까요. 파랑이나 노랑은 안 될까요. 햇빛이 지구로 들어와 대기권에 퍼질 때 파장이 짧은 청색 광선은 공기입자와 충돌해 사방으로 퍼져 멀리까지 가지 못합니다. 반면 빨강 광선은 공기입자와 충돌하는 비율이 낮아 공기 속을 통과해 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낮에는 태양이 뿜은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지구 대기층의 두께가 저녁보다 비교적 짧아 하늘이 푸르게 보입니다. 그러나 저녁 무렵이 되면 태양 고도가 낮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태양빛의 기울기가 작아져 통과해야 하는 대기층이 길어집니다. 따라서 파장이 짧고 산란하는 각도가 작은 파란빛은 대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파장이 길고 산란하는 각도가 큰 빨간빛만이 대기층을 통과합니다. 노을이 왜 붉은지 아셨죠? 비온 뒤에 저녁 노을이 더 붉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비가 내리며 공기 중에 있는 무수한 입자들를 씻어냈기 때문이죠.
(과학지식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