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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손은민 대구MBC 합격-지역언론의 중요성
- 이* 수
- 조회 : 7485
- 등록일 : 2019-02-09
8기 손은민이 <대구MBC> 기자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경제지 기자로 일하던 은민이 이번에 <대구MBC>로 이직함에 따라 우리 세저리로서는 지방 대도시 가운데 유일한 불모지였던 대구에도 정착민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말 KBS 공채에 동시합격한 8명 중에서 9기 박진영도 희망대로 대구총국으로 발령나 보수의 도시 대구에도 잘 훈련된 우리 졸업생들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거라 확신합니다. 둘은 모두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우리 스쿨에 진학했으니, 두 기자는 스쿨 설립 멤버였던 남재일 경북대 교수와 우리 스쿨 교수진의 합작품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팩트보다 주장을 앞세우는 중앙언론사들이 지역언론사의 반격에 판정패를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목포MBC>가 서울 SBS의 잘못된 프레임을 박살낸 것은 지역언론의 쾌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대구MBC>는 황교안 아들의 병역 의혹 등을 제기하고 <안동MBC>는 예천군 의원 폭행사건 영상을 특종보도해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MBC가 요즘 그런대로 잘하고 있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서울 MBC 본사가 아니라 지역 MBC가 잘하고 있는 겁니다. MBC 본사는 무슨 영문인지 <목포MBC>의 심층보도들을 전국적으로 제대로 편성해주지 않아 SNS를 통해 그 내용이 전달되는 형편입니다. 박근혜 정권 때 세월호 승객이 전원구조된 게 아니라는 <목포MBC> 보고를 서울 본사가 묵살한 사례가 생각납니다. MBC 본사가 사장은 바뀌었지만 내부 청산을 제대로 못했거나 큰 조직에서 나타나는 부서할거주의와 경로의존성, 그리고 서울중심주의에 여전히 지배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원래 혁명의 기운은 대개 지방에서 분출돼 중앙권력을 쓰러뜨리는 과정을 거칩니다. 견훤, 궁예, 왕건, 이성계 등 모든 혁명세력은 지방에서 떨쳐 일어났습니다. 박정희도 대구 2군 부사령관으로 좌천됐을 때 반란을 모의했지요. 현장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지역언론에서 가짜뉴스 타파의 희망을 찾는 이유입니다.
특히 <안동MBC>와 <목포MBC>에는 우리 졸업생들이 기자와 PD로 진출해 있어서 격려 전화를 했습니다. 고작 10명 안팎의 기자밖에 없는 지역방송이 수백명 기자를 둔 중앙방송사를 우습게 만든 것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거나 다름없습니다. 다윗의 무기가 조약돌이었다면 언론인의 무기는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