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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최근 나에게 제일 의미있었던 소비-미트소스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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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5749
- 등록일 : 2020-04-30
안녕하세요, 두 달 전에 상경해서 1인가구가 된 박서정입니다.
15년 동안 시골이나 교외에 살았던 촌뜨기에다
가정 하숙이나 기숙 등 생활 공간 일부를 공유하는 주거 형태에 익숙한 저라서
서울도, 1인 가구 생활도 아직 낯선데요.
이 새로운 도전 속에서 특별히 충격을 준 게 있으니,
바로 '마켓 컬리'입니다.
비수도권에서는 샛별 배송을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이전에는 꼭 마켓 컬리를 이용할 이유가 별로 없었는데,
서울에 혼자 살게 되니 마켓 컬리보다 더 괜찮은 장보기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것도 좋지만
식재료를 1인분으로 이렇게 나눠 파는 데가 잘 없거든요.
양파를 1개, 양송이 버섯을 3개만 살 수 있다니 감동이야...
(이유식 재료에서 멈칫했지만 상관없어요. 난 소중하니까요.)
게다가 표면적으로라도 열심히 펼치고 있는 환경보호 마케팅까지.
물론 아무리 상품과 포장재가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이렇게 작게 작게 나눠 포장해 파는데
마켓 컬리를 이용하는 게 정말 환경에 더 이로운 걸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이 도시 소시민은 마음 속 목소리를 무시하고 오늘도 죄책감을 돈 주고 버립니다.
생각도 잠시, 배달이 왔습니다.
오늘도 세 박스다...ㅋ
이렇게 마켓 컬리에서 산 재료로 만들 요리는 미트소스 파스타입니다.
추운 겨울 방학, 학교 식당은 닫았고 사람도 별로 없을 때
15분 거리 동네 슈퍼마켓 겸 정육점에 가서
필수 재료만 사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곤 했었는데요.
지난주에 낸 랑티 글을 쓰다보니 생각이 나서 만들어봤습니다.
재료는 간단합니다. 다 마켓 컬리에서 샀습니다.
요기에 얼려둔 식빵을
한쪽 꺼내고 버터도 추가
식빵이랑 버터 가지고 뭐 할 건지는 나중에 알려드릴게여
먼저 파스타를 삶아야겠죠.
물을 얹고
소금소금
이제 파스타를 넣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
이건 어캐 여는 거야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가 없어서
걍 잘랐습니다. 혹시 저거 제대로 여는 법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물이 끓으면 파스타를 넣어줍니다.
파스타가 익는 동안 양파를 썹시다.
짠
울면서 양파를 조각내줍니다ㅠㅜㅜㅜㅜㅜㅜ
눈물을 다 닦고 나면 면이 익어 있습니다. 싱크대가 화장실에 있어서 물 버리고 뭐 하고 왔다갔다 힘드므로 사진 생략합니다.
이제 냄비는 가고 팬이 하나밖에 없는 전기 스토브 자리를 차지합니다.
팬에 다짐육 얹고 통후추를 후추후추
어느 정도 익으면
다진 양파 넣고
소스 넣고 면 넣습니다.
좀 뒤적거리다가 약불에 잠시 놔두고
빵에 버터 덕지 덕지
에어 프라이어 180도에 깔끔하게 5분
다시 좀 뒤적거려 주면 Sloppy Joe인지 파스타인지 모를 요리 완성!
좀 기다렸다 식빵도 프라이어에서 꺼내서 요로케 고탄저단 상을 차립니다. 포크 없으니까 젓가락으로 먹는 하이퍼리얼리즘ㅇㅇ
이상 1인가구 마켓컬리 후기여씀미다. 급식보다 맛있게 차려 먹고 있긴 한데...여러분 보고 싶어요ㅠㅜㅜㅜ